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특별히 하는 일 없는데 바쁘다. 심지어 하루종일 집에 있는데 왜 이렇게 바쁘지. 어제는 해외체류신고를 하고 한숨 돌렸는데 뭔가 나의 촉이 이건 끝이 아니야..라고 신경을 건드린다. 하여 나는 또 검색을 시작했지. 역시나. 한국을 떠나기 전에 해외체류신고를 하면 자동으로 전출신고가 되는데 해외에서 진행을 하면 자동으로 전출신고까지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여 나는 한국주민센터 오픈 시간에 딱 맞춰 전화를 걸었다. 역시 대한민국. 10분 만에 나를 전출신고 해줬다. 고마운 주민센터 공무원 선생님. 당신은 나를 기억 못 하겠지만 나는 기억해요. 독특한 그 목소리^^ 건강히 잘 지내세요. 언젠가 다시 만나요. 아무튼 그렇게 일을 하나 마무리했단 얘기이다. 지난 글에 업데이트해야 할까?
오늘은 대망의 캐나다 카톨릭 교육청 등록 마지막 이야기이다. 검색을 했을 때 교육청 인터뷰를 잡는 요령, 서류까지는 정보가 많았다. 나도 여기까지는 모두 숙지하고 있었는데 막상 교육청에 갔을 때는 뭐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나의 경험상 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은 두 가지 정도의 경우가 있는데 첫째는, 정보라고 쓸만한 내용이 아닐 경우. 편지는 우체통에 넣으세요 정도의 난이도일 경우가 그렇고 두 번째는 정보 보안이 높을 경우. 편지 안의 내용을 찍어서 공개해 줘요의 난이도랄까. 그래서 나는 혹시 후자일까 봐 걱정했더란다. 나는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과연 난이도는 어땠을까?
1. 시간에 맞춰 교육청으로 찾아가자
너무 일찍가면 기다려야 한다. 당연한 얘기인데 그 앞에 약속이 촘촘히 잡혀 있더란 얘기다. 카톨릭 교육청 앞에서 벨을 누르고 나는 몇 시에 약속한 누구야 하면 문을 열어준다. 그리고 방명록 같은 걸 작성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나오신다. 아이 이름, 보호자 이름, 약속 시간을 확인하고 체크하신다. 그러면 복도 체어에서 기다리면 된다. 나는 교육청이라고 해서 꽤 웅장하고 커다란 건물을 생각했는데 단층의 아기자기한 건물이었다. 내가 사는 곳이 엄청나게 큰 대도시가 아니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랬다. 초라한 느낌이 아니라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들어가면 학부모와 아이들이 기다리는데 다들 알겠지만 카톨릭이라 특정 인종(?)은 없었고 흑인이 많았다. 볼때마다 까만 얼굴에 대비되는 크고 흰 눈이 나는 참 신비하게 느껴진다.(인종차별 운운 노노 내가 그럴 처지가 아님) 애들은 애들인지라 긴장감없이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떠든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한분씩 와서 가족 기준으로 호명한다. 그분이 바로 오늘 인터뷰어이다.
2. 준비가 필요없다면서요
교육청 오기 전 아이가 은근히 신경을 쓰더라. 세상 쿨한 남자를 표방하는 아이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것은 테스트가 아니고 그냥 아는 건 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오면 된다 말해줬다. 한국에 있을 때도 나는 점수로 아이를 혼내거나 한 적이 없다. 교육에 많이 신경 쓰는 엄마이지만 초 저에게 성적으로 혼내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선생님이 친절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내게 말했는데 다행히 선생님은 친절하셨다. 어떤 교실로 안내해 주셔서 들어가니 둥근 데스크가 두세 개쯤 있다. 거기에 각각 선생님들이 계시고 선생님 한분에 가족 한 명이 인터뷰를 하게 된다. 우리가 미리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기본적인 걸 물어보신다. 엄마, 아빠랑 같이 사는지, 같이 살았는지, 조부모와는 함께 지내지는 않았는지,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는 없는지 등등. 이건 일반적인 부모라면 다 대답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선생님께 부탁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를 말하라는데 어머 난 이런 거 생각 안 해봤는데.. 당황.(부탁하면 그대로 신경 써서 챙겨주시나요? 나의 마음에 팽배한 깊은 불신ㅋㅋㅋ) 어영부영 말해버렸는데 간단히 생각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한국말은 진짜 잘하는 사람이지만 중간에 통역을 거치다 보니 내 뜻이 다 전달이 안되더라. 내가 말은 못 해도 다 알아듣는데. 특별히 통역분이 이상하단 말은 아니다. 짧고 간결히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어차피 내가 말하면, 통역이 전달하고, 교육청 선생님이 글씨로 써서 , 최종 담임이 읽게 되는 순서이니 느낌 오지 않나? 생년월일로 학년을 배정해 주고 학교는 이미 배정되어 있었다.
3.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모두 평가합니다.
수학을 테스트한다고도 하던데 수학은 없었고 영어만 테스트를 했다. 선생님을 만나는 순간부터 테스트는 시작된다. 왜냐면 아이에게 말을 시키시거든. 아이가 듣고 대답하는지 ,어느 수준까지 알아듣는지 가벼운 질문을 먼저 하신다. 나중에 점수페이퍼를 주시는데 점수 영영이 1 레벨부터 5 레벨까지 나눠져 있다. 4 영역을 모두 평가한다. 부모들에게 질문과 설문을 끝내고 아이를 다른 테이블로 데려가셔서 본격적인 테스트를 시작한다. 아이 학년에 맞는 책을 고르게 하고 읽어보게 하고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신다. 그 사이 아이가 잘 앉아 있는지도 보시는 것 같았고. 이걸 다 일대일로 한다는 게 놀라웠다. 전체적인 시간이 족히 1시간 반은 걸렸던 것 같다. 우리나라였다면 시스템화시켰을 것 같은데 이걸 다 사람이 하고 손글씨로 체크한다는 것이 신기했는데 아이 입장에서만 보면 좋은 것 같다. 부스 안에서 시험 보듯 테스트받으면 긴장하게 될 텐데 선생님이 웃으며 물어봐주고 농담도 해주니 아이는 자기 실력 그대로를 잘 보여주더라. 좀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아닌가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아이가 만족해하니 이건 효율, 비효율을 따질 사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4. 결론은 가벼운 분위기니 걱정 마세요.
아이가 테스트를 보는 사이 부모에게는 자원봉사자분이 오셔서 뉴커머를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신다. 역시 이민자의 나라다. 잘 듣고 사인업 하면 정보가 메일로 오고 프로그램도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것 같다. 한 40분 정도의 테스트가 끝나면 아이가 자리로 오고 선생님이 아이의 실력을 알려주신다. 우리 아이는 4 레벨 점수를 받아서 영어 공부에 대한 특별한 코멘트는 없었다. 더 아래 레벨이어도 학교 차원에서 뭔갈 더 준비해 주는 것 같지는 안았다. 영어공부는 내가 해야지 끄응. 이렇게 하면 교육청 인터뷰까지 모두 마무리가 된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렵지 않게 끝났다. 사실 걱정은 내가 영어를 못하니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이였지 다른 걸 걱정하지는 않았다. 아이는 테스트해 주시는 선생님이 다정했다고 하니 학교에 대한 첫인상이 좋은 것 같아서 내심 기뻤다. 앞으로 진짜 학교에 가서 뵙게 될 담임선생님도 친절하신 분이었으면 좋겠다. 아! 처음에 인터뷰어 선생님이 캐나다 좋니?라고 물어본다. 아이는 단호하게. 아니요. 저는 한국이 좋아요.라고 하더라ㅎㅎ 나는 이게 듣기 좋았다. 지금까지 살던 한국이 좋은 게 당연하지 않나? ㅎㅎ 앞으로 캐나다가 좋아질 거야 하시는 선생님 말씀에 네, 좀 더 살아보고요라고 말하던데 ㅋㅋ 그래, 우리 좀 더 살아보고 다시 말해보자. 서두를 필요 없어.
쓸 말이 더 많은데 일주일 정도 지났다고 그새 많이 잊어버렸다. 결론은 카톨릭 교육청 인터뷰는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고 가벼운 분위기다. 나 처럼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알아들을 정도의 일반적인 질문만 한다. 난 뭐 그마저도 대답하지 못하는 실력이지만. 오, 하지만 내가 영어를 못할뿐 바보는 아니고, 영어를 영원히 못할껀 아니니까 이런걸로 기죽지는 않는다. 다만 모든게 조심스러울 뿐.
3편에 걸쳐 캐나다 카톨릭 교육청 등록에 대해 알아보았다. 추후 계속 학교, 생활 등으로 업데이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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