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조심스러운 주제고 오늘 쓰는 글은 전적으로 나의 생각이고 확인된 바가 아니니 가볍게 읽고 잊어주세요.
아이가 한국에서 영어를 쓰는 나라로 오게 되니 많은 부모들은 걱정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도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 학기 초에 아이가 적응을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는 시간이 드는데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낯선 나라에서의 고충을 어떨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밝고 친구에게 먼저 다다가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학기 초에는 약간 긴장도 하고 했던 기억이 있다.
현재 아이가 학교를 다니고 있고 아이의 실력을 가늠해 보자면 우선 쓰는 것은 못한다. 한국에서 전혀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쓰지 못한다. 가끔 d와 b를 헷갈릴 때도 있다. 다른 얘긴데 한글도 위와 워를 헷갈려할 때도 있다. 한글도 더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 쩝. 요즘 열심히 단어를 외우고 있다. 쓰는 것은 못하는 아이인데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은 현재 학년 아이들만큼은 하는 것 같다. 선생님 말씀은 99.9% 알아듣는다고 했다. 물론 본인이 못 알아듣는 것도 분명 있었겠지만 소통에 어려움은 없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친구들의 이야기도 다 알아듣는다고 했다. 말하는 것은 여기 아이들처럼 빠르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본인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하는 편이고 읽는 것은 한국에 있을 때 ar기준 4 정도 읽다 왔으니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구구절절 내가 왜 우리 아이의 영어 실력을 이야기하냐면 영어실력과 학년배정은 관계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 캐나다는 무조건 태어난 해로 학년이 배정이 된다. 이게 바뀐 지 몇 년 되었다고 들었는데 현재는 그렇다. 16년 1월생부터 12월 생이 같은 학년이 되는 것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은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학년을 낮추기를 원하는 부모님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 캐나다는 한국보다 한 학기가 빠르다. 나 역시 가능하면 한 학년 늦추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 아이가 언어도 완벽하지 않고 생일도 늦고 몸집도 크지 않은데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기 어려우면 어쩌나 싶어 한 학년 낮춰서 들어가면 적응하기 쉽겠다고 생각해서 검색을 많이 했는데 무조건 생년월일로 배정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역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교육청 인터뷰를 했는데 아이에 대해 어떤 평가도 있기 전에 페이퍼에 한 학년 낮은 학년이 이미 쓰여 있었다. 물론 이건 우리 아이가 생일이 늦었기에 그럴 수 있는데 교육청 선생님의 컴퓨터에는 1or2학년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었다. 아마 두 학년 중 선택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부모에게 선택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교육청 선생님은 1학년을 말했고(이 부분은 내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 정확히 모르겠다. 권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따라야 했던 것인지) 나는 원래도 한 학년 낮추기를 원했기에 동의했다. 그 후 아이에 대한 영어 테스트가 진행이 되었고 쓰기 외에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학교 등록을 하고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보니 한 학년 낮출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생일이 늦지만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고 학년 워크북을 사서 공부해 봤는데 괜찮았고 또래들과 비교했을 때 덩치도 작지 않았다.(이거 좀 궁금하다. 항상 한국에서는 작은 편에 속했는데 여기에서는 작지 않다. 캐나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작다가 청소년기에 쑥 크는 것인가) 괜히 동생들과 다니다 보면 왜 나는 친구들보다 한 학년이 낮은 건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학교 교장선생님께 아이를 제 학년으로 가고 싶다 메일을 썼다. 교장선생님은 면담을 요청하셨고 나는 아이와 함께 학교로 방문하게 된다. 그저 제 학년으로 가는 것이라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꽤 완고하게 1학년을 유지할 것을 권하셨다. 아이를 위해서 학년을 낮춰 시작하는 것이 좋다로 시작하셨는데 내가 재차 본인 학년으로 갈 수 없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하니 1학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 해당 학년을 우수하게 수행하면 다음에는 학년을 올릴 수 있다, 1, 2학년이 함께 공부하는 반을 추천하겠다, 그러면 2학년과 친구도 되고 함께 과제도 수행해서 더 좋을 것이다, 학년은 다음학기에 정확히 정해진다는 등의 사실 말뿐인 말로 1학년을 유지하라고 했다. 내가 영어를 못할 뿐 바보는 아닌지라 이쯤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을 알겠더라.
여기서부터는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확인된바가 전혀 없는 쓸모없는 이야기이니 패스하셔도 좋다.
개학을 하고 아이가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나는 교장선생님이 아이를 1학년에 유지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아이 때문이 아니고 학교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나온 뜻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캐나다 학교는 학년이 합반인 곳이 꽤 있다. 이것도 다양한 이유가 있던데 사실 선생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한 반의 최대 인원은 정해져 있고 그 초과 인원은 다른 반으로 만들면 되는데 선생님이 부족하니 학년의 남은 초과 인원을 한 반으로 묶어 버리는 것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1학년이 훨씬 많고 2학년은 인원이 더 적다고 한다. 그러니 교장선생님 입장에서는 2학년을 더 늘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줄이면 줄였지 늘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실제 선생님들도 학년이 섞인 반은 꺼려한다고 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생각해 보니 교육청 인터뷰 때도 이미 아이의 학년은 정해져 있던 것이다. 교육청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이 당연히 의논을 하고 정했던 것인데 내가 그것도 모르고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또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주변의 한국인 친구들도 거의 한 학년이 낮다. 여기서 킨더부터 다닌 친구들은 제 학년인 것 같고 중간에 유입된 친구들은 학 학년이 낮은 것 같다. 아이들은 사실 나이 상관없이 노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나도 더는 본인 학년을 찾아가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아이만 잘 지내면 되는 것이니까. 그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또한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만 겪어본 것이기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다.
캐나다 학교에서 학년을 낮추기가 가능하다고 확답할 수는 없다. 원칙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맞을 것이고 거기에 따르는 것이 맞다. 다만 요청해 보고 의문이 들면 그냥 넘기지 말고 다시 물어보기를 권한다. 원하는 성과를 얻지는 못해도 미련은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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