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듣는 말이 한국 아이들이 수학 수준이 높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여기 와서 느낀 점인데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영어가 완벽한 아이들이라면 맞는 말이 되고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면 틀린 얘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캐나다행을 결정할 때는 짧고 간단했지만 아이를 한국에서 교육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은 오래전 결혼 전부터 있었다. 내가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 입시를 치르고 대학을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최상위대학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였다. 차라리 저니맨(우리나라로 치면 기술장쯤 되려나)으로 본인 사업을 하는 것이 훨씬 훨씬 좋은 선택인 것인데 실제 한국에서는 그런 선택이 가능할까 싶다. 나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람을 발전시킬 수 있는 건 교육뿐이다. (물론 집안에 돈이 많아 다 커버가 되는 집은 예외다.) 교육이라는 게 곧 학업은 아니다. 경제교육, 직업교육, 인성교육 다 교육인 것이다. 그중 아이에게 뭘 집중해서 시킬지는 앞으로 계속되는 고민이겠지만 현재는 학생이니까 학업이 우선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1. 우선 수학만 비교해보자.
한국3학년 교과서와 캐나다 3학년 교과서 맨 앞장을 비교해 보자. 아, 캐나다는 교과서가 없다. 대략적인 커리큘럼만 있으니 어디까지나 참고만 해주길 바란다.
캐나다에서 3학년 올라가면 만나게 될 문제다. 두 자릿수 빼기를 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2학년때 두자리수 덧셈, 뺄셈을 시작하니까 사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온 친구들 중에 이 수준 정도 못 푸는 친구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알기로 한국 3학년 1학기 시작할 때는 세 자릿수와 세자리수의 덧셈, 뺄셈 그리고 네자리수에서 세자리수 뺄셈 정도를 시작하는 것으로 안다. 수준 차이가 확실히 있다. 아이는 정말 쉽다면서 신나게 푼다. 그렇다고 다 맞느냐? 그건 또 아니다. 책 내용을 다 가지고 올 수는 없었는데 사고력까지는 아니지만 문제가 영어기 때문에 영어로 이해했을 때 시작할 수 있는 문제가 꽤 많다. 아이는 처음 보는 낯선 단어도 있다. 영어를 어느 수준까지는 하는 아이라면 부모님이 집에서 조금만 살펴준다면 금방 적응하겠지만 캐나다 수학이 한국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고 방심해서는 안될 것 같다.
2. 국어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수학보다 어렵다는 게 국어 아닌가. 요즘 고등국어 지문 보면 정말 내가 난독증인가 싶을 정도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대입 때 언어영역은 만점을 받았는데 그만큼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건 자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여기 와서 벙어리가 되었으니 나의 무너지는 자괴감을 이해를 하실는지) 그런 내가 보기에도 너무 어려우니 하물며 요즘처럼 요약본이 넘치고 읽지 않아도 습득되는 자료가 많은 이때 아이들이 국어 지문을 잃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나. 그래서 국어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이건 여기 영어를 쓰는 이 나라도 마찬가지다. 이 나라에서 태어났으니 말은 당연히 다 잘한다. 그런데 말을 잘하는 것과 글을 쓰고 이해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란 얘기다. 한국에서 말하기를 배워왔고 라이팅을 해왔다고 해도 긴 형식의 에세이를 쓰는 것은 또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노력이 필요하다. 저학년 때는 많이 어렵지 않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아이가 공부에 뜻이 있다면 처음부터 잘 잡아줘야 하는 것 같다. 한국은 학원이라도 많지만 여기는 학원이 없기에 모두 튜터를 붙여야 하는데 나는 뉴커머라 정보도 없고 믿을 만한 튜터를 아직 섭외하지 못해 집에서 내가 가르치고 있다.
3. 결국 어디서든 열심히 해야 한다.
아이는 열심히 논다. 매일 놀이터에 나가서 논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뿌듯하다. 캐나다에 들어올 때는 뽀얀 피부의 아이였는데 여기서는 브라운색 피부가 되었다. 각양각색의 언어가 들인다. 자기들끼리는 영어로 얘기하고 부모한테는 각 나라의 언어로 얘기한다. 물론 부모와도 영어를 쓰는 아이들이 많다. 다 열심히 논다. 그래도 본인이 매일 해야 할 과제는 하고 넘어가야 실제 본인이 공부에 뜻이 있어 달리고 싶을 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공부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습관이 잡히는 것이 아니다. 30분, 한 시간이라도 앉아서 공부하고 책을 읽었던 아이가 고등학교 가서 공부를 하고자 할 때 덜 힘들지 않을까. 결국 어디서든 열심히 해야 한다.
다음장에서는 사회와 과학을 살펴보겠다. 진짜 어려운 과목은 이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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